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패션계의 거장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는 단순 유행을 좇기보다는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큰 흐름인 ‘메가 트렌드'를 읽어 디자인에 접목하며 그가 몸담은 브랜드들을 차례차례 패션 파워하우스 반열에 올렸습니다. 이처럼 한때의 시류가 아닌 반복되는 거대한 흐름에 주목해야 된다는 점은 시대를 앞서간 수많은 경영인들 또한 강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유행, 혹은 동종 업계에서 잘 된 사례를 벤치마크 삼고 싶어지기 마련이죠.
그러나 흘러가는 단순 유행이나 이미 세상에 나온 사례를 따라 하는 방식으로는 ‘팔로워(follower)’가 될 뿐, 메가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해 실행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절대 될 수는 없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매년 전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이고 효과적이었던 캠페인들을 꼽은 YouTube Works Awards 수상작들의 큰 흐름을 이해하고, 새로운 메가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YouTube스러운 콘텐츠’의 핵심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국내외 YouTube Works Awards 심사위원단이 선정한 역대 수상작에서 찾은 3가지의 메가 트렌드 키워드를 소개합니다.
건너뛸 수 없게 만드는, 빠져들 수밖에 없는 크리에이티브
누군가를 보고 첫눈에 반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과연 몇 초일까요? 생물학적으로 우리는 단 3초 만에 상대에게 매혹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호르몬인 페닐에틸아민은 단 3초 만에 우리 몸에서 분비되어 상대방을 넋을 놓고 바라보게 만든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 시청자들은 본능적으로 몰입할 콘텐츠를 가려내도록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스킵 버튼을 누르기 전인 첫 5초는 브랜드가 시청자에게 선택받아야 하는 절박한 오디션과도 같습니다. 이 치열한 오디션의 무대에서 시선을 사로잡을 우리 브랜드의 필살기는 무엇일까요?
2023 미국 YouTube Works 그랑프리 수상작인 보험사 MassMutual의 광고는 첫 6초에서 "뒷부분에 아주 불편한 대화가 오고 갈 것이니 광고를 건너뛰어도 좋다"라는 메시지를 다양하게 변형하여 시청자에게 직접 말을 걸면서 궁금증을 유발했습니다. 그 결과, 캠페인은 오히려 시청자들이 광고를 건너뛸 수 없도록 몰입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작지만 영리한 디테일을 통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습니다.
한편 매일유업의 캠페인은 아침 드라마와 같은 빠른 이야기 전개와 위기를 광고 앞 부분에서부터 보여주며 시청자들이 광고를 시청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했습니다. 짧고 강렬한 비주얼 훅(hook)인‘닭발 싸대기’로 광고를 시작하는 랭킹닭컴 또한 영상의 초반부터 시선을 확 사로잡으면서 시청자들이 광고를 스킵 할 수 없도록 한 사례입니다.
브랜드만의 역사를 이어가는 ‘디지털 헤리티지’
두 번째 메가 트렌드는 바로 시대를 초월하는 디지털 헤리티지입니다. 한 번 반짝하는 캠페인에 그치지 않고, 연속적인 YouTube 캠페인을 통해서 브랜드 고유의 디지털 헤리티지를 계속해서 구축하고 확장해 나가는 브랜드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잘 만든 브랜드 캠페인은 그 누적 효과로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에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기 때문이죠.
그 예로, 2020년부터 계속해서 화제가 되어온 한국 관광공사의 ‘Feel the rhythm of Korea’ 캠페인이 있습니다. 매 캠페인마다 한국의 익숙한 풍경을 음악과 함께 색다른 모습으로 선보이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청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2023년에 BTS와 협업한 캠페인 영상들은 무려 4억 9천만의 놀라운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빙그레 또한 2020년부터 꾸준히 브랜드의 세계관을 YouTube에서 신선한 방식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캐릭터 ‘빙그레우스’는 꾸준한 채널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팬덤을 만들고, 최근에는 제품 광고에서도 캐릭터 IP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스토리에 감동을 더하고 고객을 참여시키는 신기술 활용
세 번째 공통점은 바로 시청자를 스토리로 참여시키는 기술의 활용입니다. 최신 애드테크 기술과 생성형 AI는 오래된 브랜드에 활력을 주거나 스토리에 감동을 더하고, 브랜드가 궁극적으로 풀고자 하는 문제의 솔루션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스토어 중심의 개인 맞춤형 페인트 브랜드인 벤자민무어(Benjamin Moore)는 매장의 매출 증대를 위해 지역 타겟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지역의 고유한 색감을 나타내는 페인트를 만들고, 1000여 개가 넘는 개인화 광고를 제작해 API 타겟팅으로 지역 고유 페인트의 구매를 유도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진정한 아름다움’을 주제로 시대 변화에 맞는 미의 기준을 질문해 온 도브(Dove)는 최근 무분별한 인플루언서들의 왜곡된 미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AI 페이스 매핑 기술을 활용해 인플루언서들이 전하는 건강하지 않은 뷰티 팁들에 대해 엄마가 딸에게 얘기하는 스토리를 통해 깊은 울림과 생각해 볼 거리를 주었습니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역대 YouTube Works Awards 수상작들을 분석하면서 YouTube에서 일어나고 있는 콘텐츠 관점에서 거대한 흐름의 변화인 ‘메가 트렌드’를 짚어보았습니다.
다음 콘텐츠에서는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형 변화를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