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의 등장으로 기존 소매업체는 매장 방문 경험을 강화하는 동시에 온라인 쇼핑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장점을 도입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는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언제나 고객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고객에게 더욱더 폭넓은 옴니채널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월마트는 우리 앱이 그저 단순한 쇼핑 앱에 지나지 않길 바랍니다.
최근에 월마트의 멩 치(Meng Chee) 최고제품책임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단순한 쇼핑 이상의 경험을 선사하는 '슈퍼 앱'을 개발하려는 시도와 팬데믹으로 인해 이러한 시도에 박차를 가하게 된 계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디지털 플랫폼에서 쇼핑하는 소비자 비중이 늘어나면서 앱에 대한 전략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월마트는 팬데믹 이전부터 앱 전략을 수정하고 있었어요. 2019년 이전에는 전자상거래 사업과 매장 사업을 따로 구분했죠. 그러나 2019년에 두 사업을 하나로 합치기로 결정했고, 2020년에는 소비자에게 옴니채널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제품 조직을 중심에 두는 방향으로 재정비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소비자가 하나의 앱에서 모든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진행 상황에 속도가 붙게 되자, '슈퍼 앱'을 만든다는 야심 찬 계획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앱이 단순한 쇼핑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를 원했죠. 최종적으로는 이 앱이 평범한 쇼핑 앱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앱으로 자리 잡게 되길 바랐습니다. 현재 월마트는 건강과 웰니스 서비스, 금융 서비스, 자동차 관리 등에 이르는 다양한 사업 분야로 확장하고 있거든요. '슈퍼 앱'을 통해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패키지를 고객에게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슈퍼 앱'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운데요, 쇼핑을 제외하고 '슈퍼 앱'에서 사용 가능한 서비스를 예시로 하나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슈퍼 앱'에는 혁신적인 기능이 많이 추가되었어요. 특히 월마트의 경우 전국적으로 지역사회 기반이 탄탄했기 때문에 온라인 백신 스케줄러를 만들어 고객이 지역 매장에서 백신 접종 일정을 잡을 수 있게 했죠. 얼마 지나지 않아, 고객이 종이로 된 백신 카드를 좀 더 손쉽게 관리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월마트 약국 계정에서 불러올 수 있는 디지털 백신 카드도 만들었죠.
그런 앱을 만들다 보면 조직 관리가 어려워질 것 같은데요, 부서 간 단절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월마트에서 하는 모든 일의 중심에는 고객이 있어요. 대규모의 조직에서 부서 간 단절을 극복하고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앱을 만들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 소재가 분명해야 하고, (중략) 또한 조직 구조에 맞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있어야 하죠.
우선은 알맞은 조직 구조가 세워져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제품 중심의 중앙화된 조직을 만들어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전체적인 관점에서 해결책을 고민하면서 매장, 온라인, 앱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모두 고려했고요.
다음으로, 일하는 과정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책임 소재가 분명해야 하죠. 부서 간 단절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투표로 해결할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조직 구조에 맞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가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만 고객의 쇼핑 방식에 상관없이 고객과 관련해 명료하고 확실한 의사결정을 일관성 있게 내릴 수 있거든요.
마지막으로 결정 사항을 민첩하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는 '4인팀(Four in a box, 4ITB)'라는 모델을 아주 만족스럽게 활용하고 있어요. 4ITB팀은 제품, 기술, 설계 및 비즈니스 부문의 책임자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ITB 모델의 취지는 고객을 위해 집단적이고 통합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 방법으로 조직 내 복잡성을 극복하고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앱이 어떤 기능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출 수 있죠.
월마트에서는 고객이 웹과 앱을 넘나들며 플랫폼을 원활하게 경험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저희는 설계 과정에서 고객 여정을 염두에 둡니다. 앱에서의 경험과 웹에서의 경험을 따로 구분해서 보지 않죠. 물론 앱과 웹을 전담하는 팀이 각각 다르긴 하지만, 고객의 요구사항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고객은 처음 물건을 주문할 때 집에서 웹브라우저로 접속할 수 있겠죠. 장보기에는 웹이 편리하니까요. 그러다가 주문한 상품을 수령하기 위해 매장으로 이동하는 중에 휴대전화로 몇 가지 상품을 추가할 수도 있고요. 이와 같이 너무나도 많은 일이 일어나기 때문에 고객 여정을 전체적인 관점에서 고려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고객이 일관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제품 수명 주기 전반, 또는 제품 수명 주기가 여러 번 반복되는 동안 계속 구현될 수 있도록 해야 일관성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한 혁신적인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할 것으로 보시나요?
월마트가 추구하는 가치의 핵심은 고객의 삶이 더 나아지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개인화가 제대로 작동해야 하죠. 요즘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고객의 관심을 얻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개인에게 맞춘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고객이 관심을 가지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우리 브랜드와 가치를 전해야 하죠.
예를 들어 저희 고객들은 앱을 사용해서 매주 필요한 식료품을 구매한 후 매장에서 수령하거나 집으로 배달을 시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장에서 수령하거나 집으로 배달받는 과정을 쉽고 빠르게 하기 위해 앱 안에 '내 상품(My Items)'이라는 탭을 만들었죠. '내 상품' 탭에는 고객이 선호하는 상품이 유제품, 계란, 식료품, 화장품 등의 카테고리로 자동 분류되어 표시됩니다. 마치 월마트에 나만을 위한 상품 코너가 있는 것처럼요.
저희는 설계 과정에서 고객 여정을 염두에 둡니다. 앱에서의 경험과 웹에서의 경험을 따로 구분해서 보지 않죠.
앱이 매장 방문 경험에 영향을 끼치나요?
물론입니다. 앱 사용 경험과 매장 방문 경험은 매끄럽게 연결되어야 합니다. 오늘날 고객은 자신의 일정에 맞춰 월마트의 다양한 채널을 넘나들며 쇼핑하기 때문이죠. 고객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통합된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 월마트의 몫입니다. 거꾸로 고객들에게 월마트가 만들어 놓은 내용에 맞추라고 해서는 안 되겠죠.
월마트의 최대 강점은 우리의 매장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매장을 중심으로 고객을 위한 쇼핑 채널을 구축하게 될 테고요. 그러나 기술을 활용하여 매장 쇼핑 경험을 더 간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 예로, 매장에서 물건이 어디에 진열되어 있는지를 더 쉽게 찾거나 결제하는 과정이 더 간편하면 좋겠다는 고객의 의견이 있었죠. 그래서 작년에는 '슈퍼센터(Supercenter)'와 '네이버후드 마켓(Neighborhood Market)'을 위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옥외 간판에 월마트 앱 아이콘을 반영했고, 고객과 직원이 앱을 이용해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매장의 메시지 시스템과 안내판을 업데이트했죠. 그뿐만 아니라 필요시 직원이 도와주는 셀프 결제 키오스크를 늘리고 비접촉 결제 방식인 '월마트 페이(Walmart Pay)'나 '스캔 앤 고(Scan and Go)'와 같은 솔루션을 확대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