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세요?"라는 질문, 동네를 지나가다가 종종 들어보지 않으셨나요? 국내 마케팅 리더들이 이야기하는 마케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Leaders' Interview’ 시리즈 첫 편에서는 국민 중고거래 앱으로 떠오른 '당근마켓’의 최정윤 마케팅 팀장님으로부터 당근마켓이 걸어온 여정과 성장 동력이 된 핵심 가치, 그리고 앞으로 당근마켓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팀장님. 현재 당근 마켓의 국내외 마케팅을 이끌고 계신데 어떻게 마케터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첫 마케팅 커리어를 핀테크 스타트업에서 시작했어요. 웹 기반의 마케팅을 많이 진행했었고, 그 당시에도 퍼포먼스 마케팅을 계속 해왔어요. 만들고 있는 서비스의 사이트를 홍보하고, 잠재 고객을 서비스로 데려오는 마케팅에 집중했었죠. 웹 생태계뿐만 아니라 앱 생태계를 경험하고 싶어서 당근마켓으로 오게 되었지만, 사실 마케팅의 본질은 웹이나 앱이라고 해서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당근마켓으로 이직을 했을 때도 퍼포먼스 마케터로 처음에 입사를 하게 되었고요, 퍼포먼스 마케팅을 계속하면서 브랜드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으로 업무 영역을 확장하면서 지금까지 마케팅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Q. 당근마켓은 짧은 기간 동안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면서 타겟층이 계속 변화해 왔는데, 주요 단계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이를 어떻게 달성하셨는지 공유해주세요.
제가 들어왔을 당시에는 MAU가 100만이 안 되던 시기였는데, 그때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하면 서비스가 조금 더 확장성 있게 성장할 수 있을까’였어요. 그 당시 저희 서비스를 잘 쓰고 계신 핵심 유저들은 육아를 하시는 3040 어머니들이었는데, 이 핵심 타겟을 공략하면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게 매우 중요하겠다고 판단하고 실제로 이분들을 타겟으로 한 마케팅 캠페인을 많이 진행했습니다.
서비스가 조금 더 커지면서 이제 당근마켓이 전국적인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3040 여성뿐만 아니라 타겟을 조금 더 넓혀야겠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육아를 하시는 3040 남성분들까지 타겟을 확장하면서 전국적인 서비스, 그리고 핵심 고객층이 탄탄한 서비스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왔고요.
이제 MAU가 400만 쯤이 되고 나서부터는 당근마켓이 정말 대중적인 서비스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대세 서비스'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고민하면서 '중고 직거래 서비스'라는 당근마켓의 가치를 살려서 동네에서 시간을 많이 쓰는 타겟을 위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금 더 시니어 층으로 타겟을 확장했습니다.
그리고 1천만 MAU를 달성하고 나서부터는 다양한 타겟이 저희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보고, 타겟을 제한하기보다는 광범위하게 열어두면서 마케팅을 해오고 있습니다.
Q. 각 단계별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전략이나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서비스의 성장 변곡점 마다 중요한 판단을 해야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당근마켓이 전국적인 서비스로 성장하고 1천만 이상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기 위해서는 조금 더 규모감이 있는 캠페인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저희의 지향점을 알려주는게 많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유저가 1천만 이상이 되었을 때는 규모감 있는 브랜딩 캠페인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었죠.
그래서 작년에는 '당근이세요?'라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사람들이 조금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당근 굿즈를 출시하기도 했어요. 당근마켓 캐릭터가 그려진 장바구니, 슬리퍼, 폴딩 카트 같은 아이템들을 출시하기도 하면서 사람들이 계속 당근마켓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고민과 실행을 많이 해왔어요.
Q. 서비스가 앱이다 보니 디지털 캠페인이 당연히 중요하겠지만, 디지털 캠페인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당근마켓이 어떤 성과를 이뤄왔는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당근마켓은 스타트업이다 보니 한정된 마케팅 예산으로 최대의 효율을 만들어내야 됐어요. 스타트업이 늘 가지고 있는 숙제기도 하죠. 가지고 있는 예산은 적지만 최대 효율을 내야 되기 때문에 디지털 캠페인을 통해서 유저를 데리고 오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전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디지털 매체를 통해서 당근마켓이 이런 서비스이고,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부분들을 굉장히 많이 알려왔죠.
이런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테스트를 많이 진행해왔는데요, 특히 크리에이티브 테스트와 여러 광고 상품들에 대한 테스트를 계속 진행해오면서 정말 효율적으로 많은 유저들을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디지털 캠페인의 경우 유저를 모객하는 활동과 이탈한 유저를 다시 데리고 오는 두 가지 접근법으로 마케팅을 해왔는데, 이 큰 두 가지 측면에서 계속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왔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테스트와 목표를 바꾸고 나서 전환율이 어떻게 바뀌는지와 같은 부분들을 계속 보면서 디지털을 통해 캠페인을 최적화하고 짧은 시간 동안 유저를 많이 데리고 올 수 있었어요.
Q. 디지털 캠페인을 진행하시면서 데이터 기반의 활동을 많이 하신다고 말씀주셨는데,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깨달은 시점은 언제였고, 이를 알게된 이후 어떻게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해오셨나요?
디지털 캠페인을 강화해오면서 서비스가 전반적으로 계속 잘 성장해왔지만, 그 중간중간에 위기들도 분명히 있었어요. 서비스가 항상 성장하는 게 아니라 약간의 정체 구간을 보이면서 성장을 하기도 하는데, 그 정체 구간을 다시 상승세로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한창 할 때 사용자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아주 중요했죠.
특히 MAU가 약 200만 쯤일 때부터 데이터를 더 본격적으로 뜯어보고 데이터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이때만 해도 당근마켓의 구성원이 적었지만 '그로스 TF'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데이터를 보면서 마케팅 활동에 반영하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각 매체마다 데이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체의 예산을 조절하고 매체에서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의 작업을 굉장히 빠른 시간 동안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를 들여다보면서 정체되어 있던 구간을 다시 상승 곡선으로 개선시키기도 하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전사 차원에서 많이 느끼게 됐고, 이제 당근마켓은 실시간으로 유저 데이터를 확인하고 또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고도화를 진행 중이에요.
Q. 당근마켓이 성장하면서 유저 베이스가 엄청나게 커졌을텐데, 당근마켓의 데이터 활용 전략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나요?
서비스가 커지면서 당연히 유저 데이터도 커졌고요, 저희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 이 유저 데이터를 어떻게 하면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아주 중요했어요. 서비스 초기에는 유저의 데이터를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유저의 행동 하나하나를 분석하기보다는 그때그때 저희가 진행하는 캠페인에 대한 데이터와 이것들이 서비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들여다봤다면, 서비스가 점점 더 커지면서는 데이터를 조금 더 면밀하게 바라보고, 이 데이터들이 제품에 어떤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자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어요.
Q. 데이터가 늘어나면서 자동화 또한 굉장히 중요해졌을 것 같은데, 데이터를 하나하나 모두 살피는 대신 어떤 방식으로 자동화해서 활용하고 계신지 알려주세요.
저희가 아무래도 인력이 적고 한정된 예산을 잘 써야 되다 보니까 마케팅 자동화에 대한 고민을 꽤 이른 시기부터 고민해왔어요. 그래서 자동화를 단계적으로 계속 도입해오는 과정이에요. 처음에는 매체를 어떻게 하면 잘 자동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했다면, 그 후에는 고객 데이터를 조금 더 잘 쌓아서 이 부분들을 자동화할 수 있는 영역이 어떤 것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오고 있습니다. 자동화를 고민하면서 푸쉬 기능을 개선하기도 하고, 인앱 캠페인에서 고객 세그먼트를 어떻게 나눌지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계속 자동화를 고도화하고 있어요.
Q. 이제 당근마켓은 2천만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하이퍼로컬(hyper local)' 서비스로 성장했는데요,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당근마켓의 핵심 가치는 무엇일까요?
일단 저희 서비스를 써주시는 유저 분들은 되게 따뜻한 성향을 많이 가지고 계세요. 앱 안에서 정말 다양한 커뮤니케이션과 인터랙션이 일어나고 있는데, 이렇게 무형의 세계 안에서 일어나는 인터랙션과 공감이 너무나 중요하거든요. 이런 것들이 저희의 지향점을 담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이런 공감이나 따뜻한 이웃의 가치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앱에서 진행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벚꽃 시즌에 유저 분들과 함께하는 벚꽃 사진전 같은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하고, 울진에서 산불이 일어났을 때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 분들을 도와드릴 수 있는 산불 구호 캠페인 등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당근마켓은 이렇게 눈에 잡히지는 않지만 우리 모두가 느낄 수 있는 그런 가치들을 계속 만들고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들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어요. 하이퍼로컬이 잘 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사람들이 저희 커뮤니티에 들어와서 느끼는 동질감, 그리고 따뜻한 가치라고 생각해요.
Q. 요즘의 소비자들이 이러한 가치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요즘 시대에는 제 이웃이라는 가치나 동네라는 가치가 많이 희미해졌다고도 이야기를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희미해졌다고 해서 사라진 것은 아녜요. 이런 가치들이 예전과는 다른 형태로 연결이 될 수도 있고, 또 전달될 수도 있거든요. 이러한 맥락에서 저희는 하이퍼로컬의 가치가 굉장히 중요하고, 이것이 사라지지 않는 가치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가치에 기반해서 더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만들고 유저와의 접점을 만들고 있고요.
Q. 최근 당근마켓은 페이 서비스 영역에도 뛰어들었죠? 페이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빠르게 성장시키기 위해 어떤 마케팅 전략을 취하셨나요?
네, 올해 저희는 '당근페이'라는 서비스를 론칭해서 캠페인을 진행했는데요, 당근페이는 중고거래를 하면서 송금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궁극적으로는 동네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성숙화된 페이 서비스들 사이에서는 조금 늦게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네에서 일어나는 중고거래에서 송금을 쉽게 할 수 있고, 계좌번호나 현금 없이 바로 거래할 수 있다는 부분이 아주 중요한 장점이라고 봤어요.
이런 좋은 서비스의 장점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Google과 함께 페이 서비스를 잘 쓰는 고객이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협업을 해왔고요, 이러한 자료들을 기반으로 디지털 캠페인 전략을 세우면서 굉장히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김향기라는 모델을 섭외해서 만든 당근페이 캠페인 영상도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거에요. 특히 페이 서비스의 경우에는 2040 소비자들이 많이 쓰고 있는데, YouTube와 같은 거대한 매체를 통해서 페이 캠페인의 메시지를 송출하는 형태로 진행했었죠.
Q. 마지막으로 당근마켓이 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그리고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 마케팅에서는 어떤 영역을 강화하고자 하는지 소개해 주세요.
당근마켓은 궁극적으로 동네에서 일어나는 많은 연결이 다 당근마켓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이를 위해서는 중고 직거래 서비스뿐만 아니라 '동네 생활’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와 동네 가게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 근처 서비스' 등 여러 서비스가 성장해야 되요. 당근페이 서비스를 비롯해 여러 서비스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가 지향하는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죠.
일단 저희는 지역 생활 커뮤니티가 되기 위한 미션을 가지고 앞으로 계속 마케팅을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동네에서 일어나는 여러 연결들이 당근마켓에서 잘 이루어질 수 있고, 그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저희 마케팅 팀이 가진 미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가 가진 좋은 가치들을 때론 재미있게, 때론 진지하게 잘 보여줄 수 있도록 다양한 캠페인들을 계속하게 될 것 같습니다.
또한 당근마켓은 영국과 캐나다, 일본에도 진출해 있어요. 아직은 굉장히 초기 단계이고 어떻게 성장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데요, 현재로서는 이 지역의 어머니들을 타겟으로 집중하면서 각 국가의 엄마들이 어떻게 육아용품이나 생활용품 등을 거래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발굴해나가고 있어요. 특히 유저들의 특성이나 관심사가 각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어떤 주제로 무형의 동질감을 형성해 나가고 있는지를 계속 찾아가면서 마케팅 활동에 반영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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