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경기 상황과 위축된 소비자 심리로 인해 많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역시 ‘작게’, ‘조금씩’ 시도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 단숨에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업계 1위를 수성한 브랜드가 있습니다.
왜 사람들은 중고차 거래가 불편하다고 느낄까? 왜 브랜딩 캠페인은 두세 달만 집행해야 할까? 우리 서비스에 CRM이 꼭 필요할까? 문제와 현상의 본질을 파고드는 새로운 접근을 통해 헤이딜러는 단숨에 중고차 업계 1위 플랫폼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중고차 거래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가고 있는 헤이딜러 마케팅팀의 이하은 CMO가 헤이딜러의 성공 사례와 비전에 대해 공유합니다.
Q. 안녕하세요 리더님. 헤이딜러가 어떤 서비스인지, 그리고 헤이딜러에 합류하시기까지 어떤 커리어를 쌓아 오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헤이딜러에서 마케팅 조직을 담당하고 있는 이하은입니다. 헤이딜러는 중고차 시장을 내 차 팔기부터 바꿔나가고 있는 서비스인데요. 기존에 제값 받기가 어렵고, 또 경험도 불편하던 내 차 팔기를 시장을 혁신하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헤이딜러는 현재 온라인 내 차 팔기 시장 점유율 7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1위 내 차 팔기 플랫폼인데요. 하루에 1만 분 정도가 새롭게 시세 조회를 하고 있고, 약 5만 개의 딜러 견적들이 올라가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저는 경영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했는데요. 컨설턴트로 일하던 시절에 광고 회사 한 곳을 클라이언트로 만나게 됩니다. 그때 제가 이제 광고라는 생태계를 처음 접하고, “와 이렇게 예술적인 비즈니스 전략이라는 것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매료가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SK M&C와 제일기획을 거쳐서 이후에 헤이딜러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제가 헤이딜러에 합류한 것은 1년 반 정도 전인데요. 기존 중고차 시장의 문제를 굉장히 명료하게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되게 의미 있는 서비스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거래 중에 딜러 분들을 만나서 부당 감가를 당하는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런 경험을 헤이딜러 시스템에서 다 모니터링을 하고, 불필요한 감가가 있었다고 판단되는 건
자발적으로 돌려드리기도 합니다.
단순히 해결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진심을 다해서 하고 있는 서비스구나라고 느꼈고, 너무 좋은 서비스인데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저에게 “이 일을 해보고 싶다, 내가 할 일이 있겠다”라는 마음을 만들어줬던 것 같습니다.
Q. 중고차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파고든 헤이딜러의 차별화된 전략은 무엇인가요?
기존의 중고차 시장의 문제는 첫 번째로는 제값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차여도 어떤 고객분은 1,000만 원, 어떤 고객분은 1,500만 원에 팔게 될 수도 있는 굉장히 기울어진 시장이었고요.
헤이딜러는 우리나라에 ‘내 차 경매 시스템’이라는 것을 처음 도입합니다. 전국에 있는 1만 1천여 명 정도의 딜러 분들이 입찰에 참여를 해 주시기 때문에 내 차를 좀 좋은 가격에 사 가실 수 있는 딜러분들을 빠르고 쉽게 만나실 수 있는 서비스가 되었고요. 고객분들이 평균 대비 97만 원 정도 더 받으신다는 데이터도 나왔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경험이 불편하다’였습니다. 기존에 내 차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중고차 매매 단지에 방문하셔서 딜러 분들께 견적을 요청해서 받아보고, 혹시나 마음에 안 들 경우 다른 매매 단지로 가서 또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이제 번호판만 입력하면 내 차와 관련된 정보나 시세 같은 정보가 다 나오기 때문에 차를 잘 모르시는 분도 쉽게 거래에 접근하실 수 있도록 경험을 개선하고 있습니다.
Q. 업계 1위 플랫폼, 헤이딜러 마케팅의 핵심은?
헤이딜러는 실제로 본질에 집중했기 때문에 빠르게 1위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이딜러는 앱을 켜자마자 바로 본론부터 얘기합니다. 먼저 ‘내 차 시세를 알아볼까요?’라는 문구가 뜨는데요.
고객분들은 앱에 들어오신 후 번호판을 입력해서 차 시세를 조회하고 견적을 받아 차량을 거래하는 이 일련의 과정 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 과정 자체에만 굉장히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이제 다른 것들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는 고민을 안 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고요. 흔한 플랫폼의 법칙처럼 자동차 콘텐츠를 올려서 고객분들을 자주 들어오게 하셔야 하나, 혹은 CRM 마케팅 툴 같은 걸 이용해서 자주 고객분들한테 연락을 드려야 하나, 이런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고, 이것이 결국에는 본질에서 벗어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사실 고객분들이 빨라봐야 3년 정도의 주기로 차를 판매하게 되실 텐데, 3년 동안 저희의 CRM 문자를 받으시면 굉장히 공해일 것 같아요.
저희는 아닌 것들은 과감하게 덜어내고, 정말 제값 받고 경험이 편한 그런 내 차 팔기 자체에만 집중해서 커 왔습니다.
Q. 화제의 ‘김혜수x한소희‘ 캠페인 배경을 소개해 주세요.
제가 강하게 믿는 어떤 문장이 하나 있는데요. ‘진실은 아무도 광고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만 본다. 가끔 그것이 광고일 뿐이다’라는 문장인데
광고인으로서 듣기에 굉장히 뼈아픈 문장이기는 하죠.
이렇게 자극이 많은 세상에 광고를 자발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엄청 드물 거고, 그렇기 때문에 시선을 끌기가 굉장히 어려운데요. 저는 간단하게 이렇게 해석을 해봤습니다. ‘우리의 크리에이티브가 사건을 만들 수 있는가?’
헤이딜러도 중고차 시장에 신선하고 새로운 사건이기 때문에 뭔가 변화를 주고, 좀 새롭다라는 느낌을 주는 사건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해서 저희가 최종적으로 선택을 한 것은 김혜수, 한소희 배우님이 만나는, 어떻게 보면 저희의 혁신을 대변해 주는 사건이고요. 캠페인 전개도 김혜수, 한소희 배우님이 만나는 사건에 초점을 둬서 진행을 했습니다.
통상적으로는 그냥 바로 온에어를 시켜야겠지만, 온에어 하기 전에 촬영장 사진을 먼저 공개합니다. 촬영 현장이 공개되면서 많은 분들이 ‘이거 영화다’, ‘화보다’ 혹은 ‘광고다’ 등의 추측을 많이 해주시고, 그날 굉장히 많은 기사가 뜨고, 트위터 실시간 1위를 하기도 하면서 화제가 됐던 것 같아요.
그렇게 된 다음에 3일 후에 저희 광고가 나왔는데요. 사실 ‘이렇게 큰 규모의 브랜드 캠페인을 준비하면서 두려움이 없었냐, 실패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없었냐?’라고 질문하신다면
당연히 있었고요. 사실 ‘이렇게까지 많은 투자를 했는데 효과가 없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저는 마케팅이 좀 이런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3만 원짜리 핸드크림을 20번 누군가에게 선물했을 때의 임팩트와, 60만 원짜리 명품 지갑을 누군가한테 선물했을 때 그 사람이 그거를 받아들일 때의 기분, 그리고 마음의 변화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조금 조금씩 해보고, 그것이 맞으면 더 하고, 이런 시도를 해보는 것이 3만 원짜리 핸드크림을 계속 주면서 ‘이 고객이 별로 반응하지 않네?’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믿음을 갖고 조직을 설득해서 임팩트를 만드는 시도를 해야 되죠. 저는 이것이 결국 마케터의 숙명이라고 생각을 해요.
‘작게 해봅시다’라는 유혹이나 혹은 마케터의 어떤 책임감을 덜기 위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Q. 헤이딜러와 Google과 함께 만든 always-on 브랜딩 캠페인의 목적
제가 광고 회사에 있던 시절에 ‘왜 브랜드 캠페인은 늘 2~3개월 정도 통상적인 집행 기간에 통상적인 매체에 집행을 해야 되는 걸까?’ 이런 의문이 있었거든요. 관행을 따르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다 보니까 쉽게 배정될 수 있는 매체들 외에 많은 공부를 해야 됐던 것 같아요.
그렇게 해서 정말 많은 디지털 플랫폼과 TV 외에 옥외에 있는 많은 지면들, 그리고 저희가 활용할 수 있는 많은 플랫폼들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정보를 많이 수집했고, 그 지면들을 연구해서 거기에 맞는 미디어 믹스를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Google과 함께 개발한 Always-on 전략도 탄생했는데요. 매체사의 경험과 노하우로 ‘이런 것들을 해보면 좋겠다’라는 제안을 주시고, 저희는 역으로 어떤 새로운 것들을 해보고 싶은지, 어떤 것들을 검증해 보고 싶은지 말씀을 드리면서 맞춰나갈 수 있는 부분이 확실히 생긴 것 같아요.
[이 과정에서] ‘이번 브랜드 캠페인의 목표 지표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헤이딜러를 알리고, 또 헤이딜러를 이용하게 했는가’입니다.
이 질문에 충실하게 답변을 하는 마케팅을 했다면 자연스럽게 변화가 일어났을 거고, 그 고객 여정이 되는 인지도, 선호도, 거래대수, 마지막으로 점유율까지, 이 네 가지 지표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거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실제로 저희 브랜드 캠페인은 이 네 가지 지표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었고, 이 네 가지 지표의 변화가 마케팅 성공 여부의 판단 지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서비스가 성숙함에 따라 헤이딜러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변화했나요?
저희 조직은 크게 브랜드 마케팅팀, 그리고 그로스 마케팅팀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브랜드 마케팅팀은 ‘브랜드 캠페인을 통해서 헤이딜러를 알린다’는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데요. 고객 경험의 주기가 굉장히 긴 서비스들은 브랜드 상기도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객분들이 생각나는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시고, 거기서부터 탐색을 시작하시기 때문에 당연히 상기도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이 시작되고요.
헤이딜러도 서비스 초창기에는 굉장히 린(lean) 하고 퍼포먼스적인 접근으로 고객을 전환시키는 데 노력을 많이 했는데요. 예를 들어서 많이 알고 계시는 ‘내 차 번호판 시세 조회’라는 서비스가 잠재 고객, 잠재 리드를 미리 수집하고 그들을 최종적으로 거래로 전환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흔히 ‘얼리어답터’ 분들이 헤이딜러의 고객이 많이 되셨고, 이제 헤이딜러를 이용하게 한다, 혹은 헤이딜러의 고객을 많이 획득한다는 미션 차원에서 봤을 때 ‘퍼포먼스 마케팅 팀의 역할만으로 이것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그로스 팀을 만든 이유가 프로덕트의 마케팅적인 인사이트를 담은 어떤 변화를 줘야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접근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고객 카페 글들을 많이 모니터링하는데, 고객분들이 여전히 불안을 많이 호소하십니다. ‘왜 여전히 고객분들이 불안할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서 ‘헤이딜러 Zero’라는 서비스의 아이디어가 나오게 된 것 같은데요. 헤이딜러 Zero는 전문 평가사가 거래를 거의 대행해 드리면서 최고 경매가를 지켜드릴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드리는 서비스예요.
그러다 보니 필연적으로 중고차 구매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서 많은 인증 서비스 혹은 진단 서비스들도 등장을 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중고차라는 것을 기술로 진단하고 인증할 수 있는 방법을 저희가 열심히 연구를 했고, 그래서 다이나모 주행 테스트, 스캐너 진단, 메카닉 점검, AI 진단 같은 것들을 혼합해서 ‘기술 인증 중고차’라는 것을 고객분들한테 제공해 드릴 수 있으면 그것이 굉장히 큰 시장의 변화이자 혁신이고, 또 어떻게 보면 인간의 육안이나 직관에 의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굉장히 균일한 경험을 제공해 드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비전으로 ‘쓰루(THRU)’가 론칭이 됐고요.
그래서 잠재적인 고객 니즈 혹은 고객 행동에 접근을 해서 계속해서 서비스 혹은 프로덕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서 성장을 만들어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마케팅의 영역이라고도 생각합니다.
Q. 헤이딜러가 궁극적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중고차 시장이 신차 시장 대비해서 두 배 이상인 국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친환경적인 소비 혹은 합리적인 소비가 각광받으면서 결국 우리나라의 중고차 시장도 성장하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시장이] 지속적으로, 또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고차 시장이 그만큼 편리해지고 또 투명해졌는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될 것 같아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헤이딜러는 중고차 시장을 열심히 변화시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은 ‘내 차 팔기’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지만, 그것이 ‘내 차 구매’까지 이어져서 중고차 시장에서 고객분들이 나중에 신차를 구매하실 때 설레는 마음처럼 중고차를 구매하시고, 거래하실 때도 설레는 마음으로 기분 좋게 거래를 하실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헤이딜러가 나아가는 과정에서 마케팅팀이 할 수 있는 궁극적인 일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일인 것 같아요. ‘중고차’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지금 떠올리시는 단어들이 있을 텐데요. 그 단어들이 많이 달라져야 된다 인식을 하고 있고, 달라지게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고요.
중고차 거래를 원하시지만, 중고차 거래 자체가 두려워서 거래를 안 하시는 고객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중고차 거래를 원하시는 고객분들이 거리낌 없이 중고차 거래를 해야겠다고 가실 수 있도록 시장을 궁극적으로 바꾸고 또 그 인식을 바꿔내는 것이 저희 마케팅 조직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마케팅 리더들의 인사이트를 참고하고 싶다면 Leaders' Interview 시리즈를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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