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aders' Interview’ 시리즈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마케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마케팅 리더들에게 직접 듣는 인터뷰 시리즈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사람들과 함께해 오며 건강과 삶의 질을 높여온 한국의 대표 제약회사 유한양행이 디지털 시대에 꾀하고 있는 마케팅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유한양행이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유, 그리고 이 시대의 소비자들에게 더욱 효과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들을 인터뷰 영상에서 확인해 보세요.
Q. 안녕하세요 리더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먼저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유한양행 부사장을 맡고 있는 유재천입니다.
저는 1994년에 유한양행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했고, 현재는 약품사업본부장으로서 약국과 관련된 OTC(일반제약품) 사업부와 ETC 사업부의 세일즈와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유한양행은 굉장히 오랜 역사를 지닌 제약 회사인데요, 어떤 사업에 진출해 있나요?
유한양행은 1926년에 유일한 박사님께서 창업하신 제약회사인데요, 건강한 국민만이 주권을 되찾을 수 있다는 설립이념으로 약 10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국민들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우수한 의약품 생산에 힘써왔습니다.
현재는 건강 향상과 직결되는 의약품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생활용품, 동물약품 등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Q. 유한양행은 최근 디지털 중심의 마케팅으로 전환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약회사 마케팅에는 많은 제도적인 제약들이 있지만 약국에서 판매되는 일반 의약품을 비롯해
건강식품과 같은 경우에는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현재 트렌드에서 굉장히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회사에서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디지털 마케팅을 활용해서 어떻게 업무를 이끌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생각도 막연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서 인정받는 AI 회사인 Google과 함께 협업해서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개인적인 일상생활에서도 TV보다도 휴대폰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YouTube를 시청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거든요. 그래서 YouTube 광고의 임팩트를 많이 느껴왔었고, 그렇기 때문에 향후 광고의 방향은 TVC보다는 온라인 미디어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회사들은 직접적인 세일즈와 관련된 플랫폼만 가지고 있는 반면 Google은 마케팅 전반에 대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회사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세일즈는 물론 소비자 인식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인지와 고려 마케팅까지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Q. 그렇다면 디지털 마케팅으로 중심을 옮긴 후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요?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마케팅은 보다 정확한 분석이 가능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전략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에 마케팅의 방향성을 검증하고 수정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데이터 기반으로 마케팅을 집행하다 보니 예산을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Google과의 협업을 통해서 마케팅 툴을 디지털로 전환시키고, 계속해서 보완하고 수정해서 더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게 됐고요. 소비자의 데이터와 마케팅 데이터를 연계하는 자사 데이터 활용을 통해서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인 소구점과 접점들을 찾아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게 됐습니다.
Q. 성공적이었던 디지털 마케팅 캠페인을 소개해 주세요.
유한양행의 제품 중에 ‘마그비스피드’라는 일반의약품이 있습니다. 이 제품에 대한 캠페인을 진행할 때 TV 광고를 중심으로 진행해왔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서 YouTube 중심으로 캠페인을 기획해서 디지털에서 대세감을 형성하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 크로스 미디어 플래닝을 해서 TV와 YouTube 등 매체 전반에서 통합적으로 도달을 늘리고자 했고, YouTube의 다양한 캠페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소비자에게 유한양행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서 TV 광고 중심의 작년도 캠페인(22년 상반기) 집행 결과 대비 2배 이상 비용 효율적으로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었고, 브랜드 인지도와 검색량 또한 각각 63%, 351%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또 저희가 캠페인을 운영하면서 Google의 Creative Production Works와 함께 기존의 TV 광고 소재를 세로형으로 편집해서 YouTube 플랫폼에 최적화된 소재로 만들어 운영하는 작업도 동시에 진행했는데요, 기존 TV 광고 영상과 비교해 세로형 영상에서 1.5배 더 높은 클릭률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마그비스피드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면서 디지털 마케팅이 소비자 유입에 미치는 영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후 다른 유한양행 제품에서도 YouTube를 상시 활용하고 있고, TV 광고 집행 시에도 YouTube를 고려해 통합된 플래닝을 진행하고 있고요.
Q. 제약회사의 또다른 중요한 소구 대상인 약사들에게 YouTube를 통해 다가가고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네, 디지털 캠페인은 약사님들에게 소비자들이 유한의 제품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을 설명하는 용도로도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희가 YouTube에서 활동하시는 약사님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저희 제품을 조금 더 전문적으로 소개하거나 저희 제품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드리면서 약사님들께도 저희 제품의 소구점을 더 잘 알릴 수 있는데요.
기존에 심포지움과 같은 오프라인 행사뿐만 아니라 이제는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서도 이렇게 다양한 설득의 채널이 열렸다고 보시면 됩니다.
Q. 디지털 마케팅을 통해서 해결하고자 하는 가장 큰 챌린지는 무엇인가요?
유한양행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저성장 기로에 있는데요, 기존의 마케팅 방식으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현재는 YouTube와 같은 디지털 매체들이 생활 속에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러한 매체들이 소비자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가고 성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유한양행은 창업 이래 지금까지 97년 동안 이어온 전통적인 회사이고, 그만큼 소비자에게는 유한양행이 정직하고 오래된 회사로 각인되어 있는데요. 이전 세대와 비교해 지금의 2030 세대에서는 유한양행에 대한 이미지가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전략을 다양한 방면으로 시도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에 다가가기 위한 디지털 캠페인 중 하나로 최근에 진행한 엘레나 질유산균 캠페인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엘레나의 경우 신생아때부터 노령의 연령층까지 여성이라면 전부 복용 가능한 제품인데요, 예전에는 제품당 한 명의 광고모델을 기용해서 마케팅을 했다면, 최근에는 각 세대별로 맞춤형 광고모델을 기용해서 온에어 하고 있습니다.
또한 광고 비중을 약 70% 정도 YouTube 비중으로 전적으로 확대했으며, TVC를 병행한 캠페인임에도 불구하고 광고 영상을 촬영할 때에도 YouTube를 염두에 두고 범퍼 영상이나, 15초, 30초 짧은 버전도 다양하게 촬영했습니다.
Q. 엔데믹 이후 제약회사 마케팅 측면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팬데믹 3년 동안 마케팅 창구가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많이 바뀌었습니다. 심포지움 자체도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이 늘어났고, 학회나 세미나도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가 앞으로도 대세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엔데믹 이후에도 오프라인 보다도 온라인 마케팅이 많이 강화될 것이기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의 필요성이 그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고 판단됩니다.
소비자들 또한 이제는 디지털 접근이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유한양행 또한 대부분의 마케팅 활동을 디지털로 전환시켜야 될 거라는 생각이 들고, TVC는 상당 부분 축소되지 않을까 합니다.
Q. 지금과 같은 시대에 마케팅을 이끄는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회사 전반적으로 창의적인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위험한 요소는 경험에만 의존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거든요. 다양한 부서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새롭게 업무에 적용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