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저는 2년 만에 처음으로 고향을 방문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게 이렇게 신이 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이제 검사는 여행할 때 일상적으로 거치는 절차가 되었고, 검사를 받으니 친구나 가족들과 만나는 날이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작년 이맘때쯤에는 2022년에는 팬데믹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세상이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었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2020년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는 시기였다면, 2021년 우리는 매서운 바람을 맞아 부러지기보다는 대나무와 같이 바람에 따라 유연하게 몸을 구부리며 버텨나갔습니다. 가족을 돌보는 동시에 비즈니스를 발전시키는 것은 제 커리어 중에서도 손에 꼽을만한 도전이었지만, 든든한 저희 팀원들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저희 팀은 2021년 한 해 동안 동남아시아 지역에 중요한 백신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전하고,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전 세계인들에게 즐거움을 안겨다 준 도쿄 올림픽의 스폰서로 활동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며 민첩함과 꿋꿋한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앞으로도 불확실성의 시대가 계속되며 디지털의 역할과 신뢰에 대한 필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렇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2021년은 우리가 매서운 바람을 맞아 부러지기보다는 대나무와 같이 바람에 따라 몸을 유연하게 구부리며 버텨나갔던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모두의 일상으로 자리잡아 가는 디지털
팬데믹으로 인해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신장시켰습니다. 지난 2년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인터넷 사용자는 24% 증가했습니다. 전 세계 전자상거래는 계속해서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나갔고, 중국 시장에서는 세계 최초로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판매를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사람들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받아들이기 시작하고, AI는 이미 일상이 되어 AI로 작동하는 안마 의자까지 생겨났습니다.
저는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살면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숏폼(short-form) 동영상에서부터 소셜 커머스와 음성 검색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용자들은 다양한 기술을 일찍이 받아들이며 인터넷의 새로운 세대를 열고 있습니다. Google Pay와 YouTube Shorts와 같은 제품이 전 세계 시장으로 확대되기 전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먼저 개발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디지털화된 삶의 방식은 이러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막대한 기회를 가져다주고 있으며, Google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며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터넷 사용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지역에서의 인터넷 보급률은 61%에 지나지 않습니다. 디지털화된 삶의 방식이 우리 일상에 더욱 깊숙이 들어와 학업에서 업무까지 이르는 모든 일에 필수가 된다면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나머지 39%의 사람들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 브랜드는 민간 및 공공 부문과 협력하여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고 디지털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Google은 싱가포르의 Skills Ignition과 인도네시아의 Bangkit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현지 정부, 교육기관 등의 파트너와 협력하여 소외된 사람들에게 실용적인 기술을 전수하고 디지털 시대에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직접적인 경로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브랜드는 민간 및 공공 부문과 협력하여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 일조할 수 있습니다.
또한 Google은 Be Internet Awesome과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안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공공 부문의 노력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들과 제휴하여 수백만 명의 사용자가 인터넷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해줄 JioPhone Next와 같이 합리적인 가격의 기기를 출시하여 액세스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부족한 '신뢰'라는 자원
우리 삶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면서 신뢰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것이며,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71%나 되는 소비자가 브랜드가 내세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 하고 있다고 여기며, 겨우 3분의 1만이 브랜드가 약속한 것에 대해 정직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거의 3분의 2에 이르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없는 디지털 브랜드로부터 상품을 구매하는 것을 꺼린다고 답했으며, 정보의 신뢰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잘못된 정보', '사실 확인', '가짜 뉴스'에 대한 검색은 140%나 증가했습니다.1
디지털 개인 정보 보호 또한 전 세계의 디지털 소비자가 신경 쓰고 있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디지털 개인 정보 보호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Google은 데이터와 관련된 사용자의 선택과 제어권에 대한 소통을 늘려가고 있으며, 업계와 협력하여 개인 정보를 침해하거나 성과를 떨어뜨리지 않을 장기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 삶이 점점 더 디지털화되면서 신뢰에 대한 요구는 높아질 것이며,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면, 브랜드는 약속한 내용을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운영에서 근무 환경까지,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주목합니다. 즉, 소비자가 그 어느 때보다도 명확하게 비즈니스 자체를 브랜드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마케터는 고객의 인식을 형성하는 조직의 결정에 있어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합니다. 마케터는 사용자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비즈니스 전략의 모든 영역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포괄적인 방식으로 사고하며 협력한다면 궁극적으로 브랜드와 소비자 모두에게 더 나은 혜택을 안겨줄 수 있습니다.
오늘날 비즈니스는 불확실한 시기에 변화하는 디지털 행동 양식과 높아진 신뢰에 부응하는 것 이외에도 더 거시적인 차원에서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후 변화, 다양성, 포용성 등의 문제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디지털 격차나 신뢰성의 문제 등 우리가 마주하는 어려운 문제들에 대응하는데 있어 간단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문제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중 저는 정의하기(define), 설계하기(design), 이행하기(deliver)의 3가지 내용으로 정리되는 '3D' 프레임워크를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간단한 프레임워크를 적용하여 문제의 핵심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정의하기 (Define)
'차세대 혁신'을 추구하기 전에 그렇게 하는 이유와 잠재고객을 명확히 해두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환경에서는 명확하고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목표를 정하지 않고 행동부터 하게 되기가 쉽습니다. 명확한 목표는 모든 의사결정과 투자가 바람직한 결과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이정표 역할을 합니다.
핵심 질문:
-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브랜드가 이 문제에 도전할 준비는 제대로 되어 있는가?
- 니즈를 해결해주고자 하는 대상은 누구인가? 브랜드가 어떻게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가?
- 성공의 척도는 무엇인가? 성공 여부는 어떻게 판가름하는가?
설계하기 (Design)
목표와 사용자의 니즈를 명확하게 정의해두면 유의미한 경계를 정하고 이 안에서 자유롭게 테스트 및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때의 목표는 집중적인 실험입니다. 지금처럼 소비자의 신뢰가 줄어든 시기에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비즈니스가 행하는 과정을 자세히 알고 싶어 하며, 브랜드가 자신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제품과 경험을 설계할 뿐만 아니라, 핵심 가치에도 부합하는지를 면밀하게 지켜봅니다.
핵심 질문:
- 과거에 얻은 교훈을 통해 현재의 접근방식을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가?
- 설계상의 선택이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는가?
- 선택을 할 때 고려했던 점을 어떻게 솔직하고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는가?
이행하기 (Deliver)
목표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실행 계획을 수립했다면 마지막으로는 설정한 목표를 이행해야 합니다. 이때 역량 있는 파트너가 새로운 관점과 상호 보완적인 기술을 가져다줄 때 가장 효과적으로 목표를 이행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브랜드 스스로가 책임감 있게 성공과 실패를 기록하고 돌아볼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핵심 질문:
-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누구와 협력해야 하는가?
- 초기 목표에 비해 성과는 어떠한가?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면 무엇을 다르게 하겠는가?
- 내가 배운 것을 공유하여 더 넓은 대상에게 기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강한 줄기 덕분에 대나무가 강한 바람에도 부러지지 않고 몸을 구부릴 수 있는 것처럼, 오늘 소개드린 3D 프레임워크를 활용해 2022년, 그리고 그 이후에도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한 단단한 토대를 마련해 보시기 바랍니다. 사용자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 가치와 부합하는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리며, 계획을 이행하고 성과를 개선하는 과정은 앞으로 발생할 어려움을 극복해내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새해를 시작하며 이 프레임워크를 염두에 두고 생각하는 힘을 갈고 닦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