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슈아 스패니어(Joshua Spanier)는 Google의 글로벌 미디어 마케팅 부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Google 브랜드의 미디어 계획, 구매, 운영 및 평가를 책임지는 전 세계 팀을 이끌고 있는 그가 팬데믹 상황에서 다시 생각하는 미디어 계획 방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팬데믹이 처음 시작되던 시기에 저를 포함한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버클 업(buckle up)”을 기조로 삼아 준비 태세를 갖췄습니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갑작스러운 위기와 변화 속에서 안전과 준비의 모습을 표현한 시각적 은유였습니다. 우리는 “버클 업"을 통해 안전벨트,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정신적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무엇을 위해 안전 태세를 갖추는 것인지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롤러코스터는 짧습니다. 이번 팬데믹은 몇 분 동안 빙빙 돌고 떨어지다 보면 끝나는 그런 전형적인 롤러코스터와는 다릅니다.
현재 Google 미디어팀은 위기 대응 태세에서 실용적인 대처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가 “적응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실 그마저도 완곡한 표현일 것입니다. 여전히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과 어렵게 결정해야 할 안건이 가득한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집중하고 있었는지 돌아보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이 시기를 넘어서도 지속될 수 있는 캠페인을 운영할 수 있을지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 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모두를 더 나은 마케터로 만들 것입니다.
계획했던 캠페인이 보류된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사용자의 의도를 따름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요를 포착하고 창출하기 위해 사용했던 일반적인 출시 전략은 이제 과거의 것이 되었습니다.
Google은 사용자 중심적 사고에 매우 익숙합니다. 실제로, “사용자를 알고, 마법을 알아라. 그리고 둘을 연결해라”는 말은 Google 마케팅 팀 사이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공식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계획된 캠페인이 보류된 지금 이 시기에 우리는 사용자의 의도를 따름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큰 마케팅 조직과 마찬가지로 Google 마케팅팀은 한 해의 성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에 맞춰 기획된 멀티미디어 캠페인에 중점을 둡니다. 캠페인의 시작 단계, 중간 단계, 마무리 단계를 고려하여 중요한 시기를 지원하기 위한 캠페인을 계획합니다. 그 순서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홍보팀이 이끄는 론칭 전(pre-launch) 기간, 유료 채널과 자체 채널에 걸쳐(보통은 비싼) 영향력이 큰 미디어를 통해 유지되는 본격적인 론칭 기간, 그리고 직접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미디어를 통해 전체 수요를 파악하는 마무리 기간의 순서로 이뤄집니다. 하지만 이것은 코로나 19 이전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의 현실로 인해 우리 마케터들은 미리 선택해둔 정해진 시기에 캠페인을 진행하기보다는 사용자들의 필요에 따라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기존의 전략을 폐기함으로 인해 우리는 실시간으로 소비자 의도를 활용해야 했고, 전보다 유연하고 역동적이면서 데이터에 기반을 두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좋은 일입니다.
이것이 Google에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지 생각해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소비자 트렌드와 Google 데이터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전례 없는 순간에 사람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매일 검색과 YouTube 트렌드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은 요즘 소셜 피드에 빵 굽는 모습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는 것을 아마 눈치채셨을 것입니다. 우리가 제빵기나 베이킹 도구를 판매하는 것은 아니지만, Google Nest Hub Screen과 같이 빵을 굽는 과정에서 레시피를 보는 데 도움이 되는 태블릿 제품은 판매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를 발견하면, 우리는 크리에이티브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이 특수한 시기에 더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실제 행동을 기반으로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업데이트하고 검색 광고 문구도 수정했습니다.
우리가 관련 트렌드를 활용한 또 다른 예가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타이거 킹으로 인해 호랑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폭발했을 때 우리는 Google 검색에서 기존의 증강 현실(AR) 기술을 사용해 사용자가 호랑이(또는 사자, 말, 오리 등)를 거실에 등장시킬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호랑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는 재미를 더하고 홍보의 도달 범위를 늘리기 위해 빠르게 소셜 게시물을 활용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호랑이의 유행 덕분에 우리의 AR 기술 사용을 시도하는 사람들의 수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물론,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데이터와 인사이트를 활용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실시간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미래에 우리 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거 그 어느 때(혹은 적어도 아주 오랜 기간 동안)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은 항상 속도, 민첩성 그리고 투명한 결과를 보장합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마케팅의 어려움에 직면한 우리는 이러한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삼았습니다. 우리는 유연성과 유동성을 위해 디지털 미디어의 힘을 백분 활용해야 했습니다. 수일 혹은 수 주가 걸리던 결정은 갑자기 몇 시간 안에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미디어 계획은 덜 다듬어진 상태로 구성되었고, 분석 작업에 있어서는 작업 완료에 대한 시급함으로 인해 더욱 협력이 강화되었습니다.
또한 자유재량에 맡긴 마케팅 지출에 대한 압박으로 인해 성과가 저조해 보이는 캠페인을 평소보다 빨리 중단하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가 현실화되면서 실적이 좋았던 한 캠페인은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평소와 같았다면, 우리는 몇 주 동안 캠페인 성과를 개선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옵션, 실험을 생각해냈을 것입니다. 대신, 우리는 함께 모여서 기회비용을 평가한 후 해당 캠페인을 종료하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캠페인에 비용과 인력을 재배치했습니다.
기업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마케팅 지출이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저는 우리 팀이 이 시기의 속도와 긴박함이 가져온 이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저는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우리가 이 교훈을 잘 숙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효과가 입증된, 성과에 기여할 수 있는 미디어에 대한 투자를 두 배로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은 지금 같은 시기에는 마케팅 지출이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Google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투자 수익률을 즉각적으로 보고 추적하고 측정할 수 있는 입증된 직접 반응 채널과 전략을 더욱 비중 있게 도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모든 브랜드 캠페인을 중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캠페인을 진행할 때, 캠페인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인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공중 보건 주간(National Public Health Week) 동안, 우리는 TV와 YouTube에서 “의료진 여러분 감사합니다(Thank You Healthcare Workers)”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같이 전국적으로 방영하기보다는 코로나 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방영했습니다.
앞으로는 브랜드 캠페인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지금 세상은 슬픔과 혼란 속에 있지만, 좋은 면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저에게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인류의 선함과 이런 시기에도 일을 하면서 배울점이 있다는 것 등의 좋은 점을 보려 합니다. 팬데믹이 종식된 이후에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중 도움이 되는 것을 어떻게 유지할지 생각해본 것은 생산적인 일이었습니다. 여러분도 팀과 함께 생각해 보기에 좋은 주제일 수 있습니다. 최소한 롤러코스터가 끝난 후 다가올 새로운 때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