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어느덧 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우리 삶의 방식을 전체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사람들은 예고 없이 찾아온 일상의 변화에 당혹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장기화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YouTube를 활용해 스스로를 돌보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이들과의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제약 속에 뉴노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욕구가 숨어있을까요? 눈에 띄는 YouTube 데이터를 통해 현재 대한민국의 소비자들이 시청하고 있는 주요 콘텐츠와 그 안에 숨겨진 욕구를 살펴봤습니다.
1.자기 돌봄의 욕구
신체적 자기 돌봄: 홈트레이닝의 활성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람들의 신체 활동량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습니다. 방역 지침으로 인해 실내 집단 운동 시설이 영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생기면서 YouTube의 홈 트레이닝 영상을 활용해 스스로의 건강을 돌보는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실제로 팬데믹이 본격화된 이후 홈 트레이닝과 관련한 영상의 조회수는 40% 넘게 증가했습니다.1
경제적 자기 돌봄: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
팬데믹의 경제적 여파로 인해 스스로의 재정을 돌보는 데 대한 관심도 늘어났습니다. 특히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식 투자로 수익을 증대하기 위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가 활발해졌고,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습니다.(사실 이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표현이 탄생한 곳이 바로 소소하게크게라는 주식 관련 채널입니다.) 이러한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식과 관련된 채널들이 덩달아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식 투자를 포함해 자산 관리 전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박곰희TV 채널의 구독자는 올해 3월 약 10만 명에서 올해 9월 약 28만 명으로 훌쩍 성장했고, 미국 주식 투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소수몽키 채널의 구독자 수 역시 올해 3월 약 7만 명에서 올해 9월 약 21만 명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2.새로운 경험에 대한 욕구
안전한 캠핑을 위한 새로운 트렌드, 차박
여행이 쉽지 않아진 요즘, 사회적 거리를 준수하면도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차박'이 팬데믹 시대의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차박'은 ‘차에서 숙박한다’는 뜻을 가진 신조어로 원래는 낚시인들이나 등산객들이 차에서 쪽잠을 자는 것을 의미했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안에서의 안전한 캠핑을 뜻하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차박의 인기는 조회수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해볼 수 있는데, 코로나 확산 이후 차박과 관련된 영상의 조회수는 코로나 확산 이후 140% 넘게 증가했습니다.2
집에서 해 먹는 간단한, 혹은 근사한 한 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하루 삼시 세끼를 챙겨 먹는 일이 많은 이들의 숙제가 되었습니다. 요리를 즐겨 하지 않았던 사람들도 요리의 세계에 입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YouTube에서 요리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취요리신 simple cooking 채널처럼 간단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채널이 인기를 끌고 있는 한편, 익숙한 재료만으로도 레스토랑 못지않게 스스로에게 근사한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는 영상들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고기남자 MeatMan 채널에 올라온 ‘평생 써먹는 삼겹살 굽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영상은 7월 중순에 업로드된 지 석 달 만에 무려 700만 뷰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는 마치 스테이크를 굽듯이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서 삼겹살의 진한 풍미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독특한 레시피가 담겨 있습니다.
3.사회적 연결의 욕구
영상에 재미를 더해주는 댓글 놀이의 활성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는 바로 타인과 연결되고, 유대감을 느끼고자 하는 사회적 욕구입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일상 속에서 관계 욕구(relatedness needs)를 충족시키기가 어려워지자 온라인에서 이러한 욕구가 분출되면서 흥미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댓글 놀이'입니다. 비의 ‘깡’이나 제국의 아이들의 ‘후유증', 2PM의 ‘우리집' 등 업로드된 지 수년이 지난 영상들이 재미있는 댓글 놀이로 인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여름 큰 화제를 모았던 비의 ‘깡’ 영상에는 17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있습니다. 시청자들은 댓글창을 놀이터 삼아 재치를 뽐내고, 서로에게 공감하며 즐거움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렇게 ‘댓글 놀이'의 인기가 높아지자 구독자들의 댓글을 적극 활용하는 채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크리에이터 NIDA는 구독자들의 댓글을 가사로 활용해 노래를 만들었고, 초단편영화를 제작하는 POWER MOVIE 채널에서는 구독자들의 댓글을 대사나 지문으로 활용해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온라인 파티 게임, ‘어몽어스(Among Us)'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서 지인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면서 온라인에서 다수의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온라인 파티 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게임이 바로 ‘어몽어스'입니다. 어몽어스는 미국의 게임 개발사 이너슬로스(Innersloth)가 2018년에 출시한 게임인데 최근 들어서야 인기가 급상승했습니다. 9월 한 달동안 어몽어스 관련 영상의 조회수가 전세계적으로 무려 40억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3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마피아 게임'과 룰이 비슷하다는 점, 사회적 거리 두기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준다는 점이 이 게임의 성공에 기여했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유행 초반에는 주로 게이밍 크리에이터들의 게임 플레이 영상들이 올라왔지만, 점차 그 인기가 대중적으로 확산되면서 애니메이션 영상이나 여러 재료들을 사용해 게임 캐릭터를 만드는 DIY 영상 등 다양한 영상들이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YouTube는 한 명씩 모두에게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장점으로 인해 각자 다른 욕구를 지닌 시청자들을 위한 맞춤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YouTube를 방문하는 시청자들이 남기는 조회수라는 데이터는 이제 한국인들이 어떤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지, 무엇을 찾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트렌드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소비자 트렌드를 정확히 읽고 싶다면, YouTube에서 얻을 수 있는 유용한 인사이트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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