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마케팅 리더들이 이야기하는 마케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담은 'Leaders Interview’ 시리즈 여섯 번째 편에서는 개인화 추천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이 콘텐츠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왓챠의 김혜정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만났습니다.
왓챠가 핵심으로 두고 있는 브랜드의 가치와 앞으로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을 바라보며 준비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인터뷰에서 알아보세요.
Q. 안녕하세요 리더님. 왓챠에 합류하시기까지 어떤 업무를 해오셨나요?
저는 제 커리어를 제일기획에서 시작을 했고요, 그다음에 IBM에 합류해서 굉장히 오랜 기간 근무를 했어요. 비즈니스 컨설팅과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다가 뜻한 바가 있어서 야놀자로 이직했고, 야놀자에서 근무하다가 2020년에 왓챠로 합류하게 됐어요.
왓챠로 이직할 때는 여러 가지 고민들이 있었어요. 제 손으로 J 커브를 그리고, 하이퍼 그로스를 달성해야 되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왓챠는 굉장히 좋은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기업이었어요. 왓챠에 합류한 후 지금까지 왓챠 팀원들과 같이 재미있는 레퍼런스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왓챠가 고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왓챠는 OTT 기업이라고 많이들 알고 계신데요, 사실 그 말이 맞기도 하지만, 조금 더 넓은 의미에서 봐주신다면 왓챠는 기술 기반의 개인화 추천을 가장 핵심으로 가지고 있는 회사이기도 해요. 왓챠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발견의 기쁨'이에요. 실제로 왓챠에는 10만 개 정도의 영상 콘텐츠가 있는데, 놀랍게도 그 영상 콘텐츠의 80 퍼센트가 매달 누군가에 의해 시청이 발생하고, 대부분 개인화 추천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어요.
이제는 ‘남들이 뭘 좋아하는지’를 신경 쓰기보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를 발견하려는 분들이 더 많아지고 있고, 그런 분들이 나 혼자 즐기는 것보다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서로 연결되어서 그것들을 더 풍부하게 즐기려고 하는 성향이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저희가 진행했던 ‘#헐왓챠에’라는 캠페인의 영향도 있었을 텐데요, 진행 과정에서 ‘보고 싶은 작품을 가져다주세요’라고 신청하는 양식이 있었어요. 몇 십만 건의 피드백이 쌓였는데, 그중에 가장 언급이 많았던 작품이 <해리 포터>였어요. ‘그럼 우리가 한번 가져와 볼까?’라고 해서 2020년 12월에 <해리 포터> 전 시리즈를 왓챠가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했던 때가 있었어요.
이렇게 고객과 소통하는 부분이 많은 분들께 호응을 받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검색해 보면, ‘이렇게 대화를 많이 하는 브랜드가 잘 없는데, 저희한테 말을 걸어주시고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 주시는 게 굉장히 큰 에너지가 된다'라는 이야기가 많죠.
Q. 그렇다면 왓챠 마케팅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왓챠 마케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차별화’입니다. 가령 ‘영화 마케팅’이다라고 하면 D-몇십 일에 티저 포스터가 나오고, D-며칠에 캐릭터 포스터가 나가고, 이런 소위 말하는 ‘문법 룰’이 있거든요.
근데 저희는 그런 ‘문법 룰’을 가급적이면 따르지 않으려고 해요. 로고를 가리고 봤을 때 왓챠인지 인지하기 어렵다면 저희는 저희 마케팅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 공개를 안 하거든요. 많이 내보내는 것보다는 적게 내보내더라도 좀 더 효과적이고, 사람들이 열광할 포인트는 무엇인가에 대한 것들을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고객들이 발견하고, 즐거워하고, 서로 연결이 되면서 팬덤을 형성하게 하기 위해 매번 다른 접근을 해야 된다는 부담감은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안 해도 되는 것, 불필요한 것들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내부의 기조가 있고요.
왓챠는 팀 전체가 마케팅을 같이 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와서 언제든지 의견을 주실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마케터들도 전 장르에 대해서, 그리고 배우들이라든지 여러 부분에 있어서 다 알고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회사 내에 잘 알고 계신 다른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시기도 해요.
물론 ‘너무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다 보면 배가 산으로 가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 의견들을 잘 수렴해서 가장 효과가 좋을 수 있는 방법들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선택하는 작업들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서 저희가 하고 싶은 메시지를 내보내는 게 아니고, (고객이) 듣고 싶은 메시지, 보고 싶은 메시지를 내보내는 것이거든요.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효율도 효율이지만 효과를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OTT 산업은 어떻게 바뀔까요?
많은 분들이 ‘OTT 산업이 코로나로 인한 최대 수혜자’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사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해요. 시청이 많이 발생한 것도 맞기는 한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또 (콘텐츠가) 제작이 되어야 되는데 제작되지 않거나 연기되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따라서 왓챠뿐만 아니라 많은 미디어 기업들이 예상치 못했던 변수에 대응하느라 굉장히 바빴던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코로나가 끝났다고 해서 그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예전에는 OTT를 통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사람들이 굉장히 집중해서 무언가를 소비하는 패턴을 가지고 각 잡고 준비된 상황에서 시청을 했다면, 지금은 오히려 밥을 먹을 때 그냥 틀어놓는다거나, 아니면 출퇴근길이나 학교 등하굣길에 즐기고, 심지어 여행을 가서도 영상을 많이 즐기거든요.
이와 같이 다양한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고객의 시간을 누가 더 많이 점유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됐고, 어떤 면에서는 저희 경쟁자가 다른 OTT 회사들이 아니고 여가 플랫폼이나 집 꾸미기 플랫폼, 그리고 그 외에 여가 시간을 점유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되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해요.
OTT의 역할은 무언가를 좀 더 확장해서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모바일 또는 PC에서 간단하게 즐기던 OTT 영상을 지금은 게임기나 빔 프로젝터로 좀 더 몰입해서 즐기시려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저희는 고객이 어떤 상황에 어떤 환경에서 왓챠를 시청하시든 간에 매끄러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집중하고 있고, 어떤 세그먼트가 어떤 디바이스를 통해서, 어떤 요일, 어떤 시간대에 어떤 콘텐츠들을 시청하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멀티 디바이스 환경에서 저희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그런 형태로 OTT는 점점 진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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