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서 새로운 가치와 영감을 얻고자 합니다. 브랜드 또한 이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72%의 소비자는 브랜드로부터 영감을 얻길 원하지만, 브랜드에서 영감을 얻는 경험을 해본 소비자는 절반 밖에 되지 않습니다.
소비자에게 큰 울림을 주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을 염두에 둬야 할까요? 변화하는 소비자와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5가지 트렌드를 바탕으로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보세요.
매료된 이들의 시대
YouTube를 살펴보면 무언가에 푹 빠진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 대상이 가수나 연예인과 같은 사람이든, 새로운 패션 아이템이나 자동차이든, 심지어 역사나 과학과 같은 언뜻 보기에 쉽지 않아 보이는 주제이든,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매료된 사람들은 그 삶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이며, 사람들은 이와 같이 무언가에 진심으로 매료된 이들에게 매료됩니다.
'진심이 통한다'는 말은 크리에이터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진정성을 가지고 고객과 소통하는 브랜드에게 매력을 느끼며 관심을 쏟습니다. 무언가에 진심으로 빠진 브랜드들은 계속해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만 아니라, 매료된 것과 관련된 문화나 커뮤니티를 열정적으로 이끌고, 이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서기도 합니다. 한 예로, Rapha는 사이클에 매료된 사람들이 만든 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입니다. 브랜드를 들여다보면 사이클리스트들의 라이드를 쾌적하게 만들고, 사이클링 문화를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보입니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늘어나면서 브랜드가 내세우는 진정성의 진짜 모습은 투명하게 드러나며, 오늘날의 소비자는 그것을 기민하게 알아차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그럴싸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보다는 '우리 브랜드가 진심으로 매료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고 이를 중심으로 지향하는 바를 실천해야 합니다. 내가 언제 행복한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수많은 소비자들에게 확실한 취향과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브랜드는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소비자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기민하게 알아차립니다. 브랜드는 그럴싸한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내기 보다는 '우리 브랜드가 진심으로 매료되어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고 지향하는 바를 실천해야 합니다.
단순함에서 찾는 충만함 (Simfullness)
코로나19는 이미 복잡했던 우리의 삶을 더욱 예측불허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단순함'에서 위안을 찾고 있는 것은 계속되는 변화 속에서 맞닥뜨린 복잡성에 대한 반작용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중고거래 앱 사용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할 만큼, 삶에서 비움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경제의 동력을 제공하고 있기까지 합니다.
가진 것을 비우려는 사람들이 늘어남과 동시에 애초부터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쓸 수 있는 심플한 제품에 대한 선호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함은 그저 하나의 단어가 아니다(Simplicity is not just a word)'라고 말하는 스위스 모듈형 가구 브랜드 USM은 점, 선, 면이라는 단순한 요소를 결합한 다양한 가구를 선보이며 심플함이 궁극의 확장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코로나 시기에 심플한 모듈가구에 대한 검색 관심도가 더욱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단순함에 대한 욕망은 높아지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늘 수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입니다. 디지털 시대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선택지를 가져다주었지만, 이러한 선택의 자유가 오히려 혼란스럽게 느껴지며 결정을 방해하는 경우를 누구나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이러한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은 컬럼비아대의 한 유명한 실험에서도 증명되었습니다. 마트에서 6 종류의 잼과 24 종류의 잼을 진열하고 시식회를 진행했을 때, 적은 수의 잼을 진열했을 때의 구매율이 10배 정도 높았다는 것입니다.1
너무 많은 선택과 복잡성은 소비자에게 혼란을 가져다줍니다. 복잡한 것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우리 브랜드가 단순함을 통해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 봐야 할 때입니다. '적을수록 좋다(Less is More)’는 철학처럼 브랜드는 선택의 폭을 좁히고 양질의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단순함에서 찾는 충만함'을 제공해 볼 수 있습니다.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 (Value the Value)
변화에 민감한 마케터들은 MZ세대의 문화나 신조어와 같은 새로운 유행에 관심을 가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면서 '트렌드를 익히는 것이 트렌드가 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브랜드는 잠시 멈춰 서서 과연 어떤 것이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보다 더 본질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인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브랜드는 당장 지금 눈에 보이는 단기적인 지표보다는 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한 지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가 MZ세대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던 지난 몇 년 동안, 활동적이며 다방면에 적극적인 5060 중장년층인 '액티브 시니어'들은 단순한 디지털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디지털 경제의 주체가 되는 놀라운 변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데이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060 세대의 온라인 커머스 결제 금액과 증가율은 코로나 이전 대비 150%나 될 정도로 다른 세대를 압도하는 속도로 성장했고, 배달앱이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같은 디지털 구독 경제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를 살펴보면 20~30대 인구는 10년 전과 비교해 150만 명 줄었지만, 50~60대 인구는 385만 명이 늘어나 이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2 이와 같은 인구 및 구매력의 변화를 살펴보면 우리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고객이 누구인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행히도 디지털 광고 기술의 발달은 마케터가 미디어 전략을 세울 때 좀 더 본질적인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광고비 대비 수익(ROAS) 보다는 평균 클릭당 비용(CPC)로 광고 입찰을 하거나, 유저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고객 생애 가치(LTV)를 늘리기 보다 액션 당 비용(CPA)을 더 중요한 KPI로 놓고 의사결정을 하는 등 당장 보이는 성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익숙하고 편리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에 비해 비즈니스에 중요한 '본질적인 가치'를 기준으로 미디어를 집행할 경우 기업은 14% 더 높은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3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는 당장 매력적으로 보이는 지표 보다는 비즈니스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허물어진 경계 (Smart Blur)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영역과 역할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Big Blur)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1월에 열린 CES에서 현대자동차는 자동차를 소개하지 않는 한편 소니는 전기차를 공개하며 사람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디지털이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 스며들면서, 우리는 이제 전통적인 산업의 정의가 무의미해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처럼 이제는 '모든 산업은 디지털로 통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시대에서 서로 다른 업계 간의 경계는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빅블러로 인해 마치 고유의 영역이 사라지는 것 같은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다른 관점에서 보면, 기업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입하여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빅블러 속에서 브랜드의 존재감이 흐릿해지는 것을 막고, 오히려 이 기회를 '스마트블러'로 바꾸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로 업계 중심의 관점에서 문제 중심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전통적인 산업의 틀에서 비즈니스를 바라보면 변화하는 환경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울 뿐더러 기존의 사고방식 속에 갇혀 더 많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업계는 업계 사람들만 관심있다'는 말처럼 소비자는 업계에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누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지에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전제 조건인 '크로스 러닝(cross learning)'이 필요합니다.
이제 브랜드는 '내가 풀고 싶은 문제를 누가 잘 해결했는가?'라는 문제 중심의 관점에서 업계에 상관 없이 다른 비즈니스가 어떻게 비슷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적극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가령 제품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디지털 구독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OTT 플랫폼에 대해 연구하고, D2C(Direct to Customer) 전략을 세우고자 하는 식품회사가 이미 성공적으로 D2C를 전개하고 있는 나이키나 로레알과 같은 브랜드에서 배우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빅블러의 시대에서 도태될지, 아니면 이를 기회 삼아 스마트 블러로 도약할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브랜드는 업계 중심의 관점에서 문제 중심의 관점으로 전환하고, 다른 비즈니스가 어떻게 내가 가진 것과 비슷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적극적으로 배워야 합니다.
몫에 대한 메타인지
심화되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 세대 및 젠더 갈등, 고립공포감(Fear of Missing Out, FOMO)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다양한 갈등은 자신과 타인의 '몫'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맥락에서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일과 생활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차별'에 대한 검색량은 60%나 증가했고, 주주의 권리에 대한 관심도 50% 더 높아졌습니다.4
소비자들 또한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몫에 대해서 이전보다 20%나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자신의 몫을 챙기기에 나선 이유 중 하나는 브랜드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71%나 되는 소비자가 브랜드가 내세운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소비자의 3분의 1만이 브랜드가 약속한 것에 대해 정직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사회적 트렌드는 브랜드가 실천해야 할 몫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제 '브랜드 액티비즘'은 선택이 아닌, 브랜드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이 됐습니다. 수저와 포크를 받지 않는 옵션을 디폴트로 바꾼 배달 앱 서비스와 같이 거대 담론에서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소비자와 브랜드가 함께 실행해야 합니다.
이러한 시대에 마케터에게 필요한 것은 '몫에 대한 메타인지' 입니다. 몫에 대한 메타인지를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로부터 정당한 몫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소비자가 정당하게 누릴 몫을 얼마나 제대로 인정하고 제공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에는 브랜드가 가진 신뢰자본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지만, 여전히 신뢰에 대한 수요에 비해 공급은 부족합니다. 브랜드가 신뢰자본을 형성하기 위한 각자의 몫을 실천할 때 디지털 생태계 또한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날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이전에 누리던 것과는 다른, 새롭게 변화한 시대를 살아갈 것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여러분에게 오늘 소개드린 5가지 트렌드가 변화에 적응하고 다가오는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작은 영감을 드렸기를 바랍니다.
소개드린 트렌드에 이어, 이와 같은 변화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케팅과 미디어 전략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광고 솔루션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면 ‘2022년, 브랜드가 점검해야 할 4가지 솔루션' 편을 참고하세요.